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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6 [한방 칼럼]우리말과 한의학 '밥이 보약이다'
우리말과 한의학

 

'밥이 보약이다'

 

한겨례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499074.html

 

 

 

 

 

 

경제 및 생활 수준의 향상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어 고령화사회가 됐다. 최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으로 이른바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누구나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물론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먹거리’이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 가운데 ‘약식동원’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으며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말이다. 사실 음식이 곧 약이며 생로병사의 모든 근원은 음식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약재들을 보면 도라지(길경), 콩(백편두), 율무(의이인) 등 우리들이 먹는 음식에서 온 것들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이와 관련해 ‘식치’(食治), ‘식료’(食療)라는 개념이 있는데, 음식물을 알맞게 조절해 병을 치료하는 것을 뜻한다. 음식물의 다양한 성미와 작용에 따라 각 장부에 작용해 치료 효과를 얻는 식이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음식이나 약을 보는 관점은 요즘의 영양학적 관점과는 차이가 있는데 ‘기미론’(氣味論)에 따라 열(熱) 온(溫) 평(平) 냉(冷) 한(寒)을 구분하고 산(酸) 고(苦) 감(甘) 신(辛) 함(鹹)으로 나눈다. 그리고 ‘귀경’(歸經), 즉 어느 부위에 작용하는가를 구분해 치료에 응용한다.

또한 서양의학과 다르게 발달한 것이 ‘보약’이라는 개념이다. 보약의 기능은 몸 안에 들어온 나쁜 기운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면역력을 키워 몸에 들어온 나쁜 기운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몸 안의 방어력이 튼튼하다면 몸 밖의 환경이 아무리 거칠고 나쁜 기운이 침범하더라도 이겨낼 힘이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즉 자신의 체질에 맞게 섭생한다면 그것이 곧 약이다.

음식은 성질이 순하고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아서 오래 먹어도 몸에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 견줘 약은 짧은 기간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그 성질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을 사용하므로 오래 먹는 경우에는 몸에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는 것이 차이점이라 하겠다. 평소 건강증진의 목적으로 음식을 알맞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며 만약 어떤 질병이 있어 몸의 건강 상태가 깨어진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각종 보양식, 홍삼, 비타민, 식이섬유, 오메가3 등 건강식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의 반증이라 하겠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제공이나 과대광고 때문에 이런 식품이 약과 같은 효능을 낼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는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은 전문적인 약과 달리 접근이 쉬운 위험성을 안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무엇이든 과해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이창열 인의한의원 부평점 원장·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

 

 

 

 

 

 

Posted by 이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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