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슈룹'에서 주인공 김혜수 배우님이 연기한 화령 중전마마는 공진단을 수시로 즐겨 먹습니다.

 

「 신상궁 :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리 공진단을 드시니 덕분에 더 건강해지시겠사옵니다.

   중전 화령 : 내가 더 기운을 내야지 나 아니면 누가 내 새끼들 지키겠어

   신상궁 : 그래도 하루에 두 알만 드시옵소서 」

 

동의보감에 나온 공진단 하루 복용량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드렸습니다.

https://blog.naver.com/magoklifemaru/222918684911

 

슈룹 공진단 과다복용 약물중독? 공진단 하루 적정 복용량 복용횟수?

조선시대 ‘스카이캐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슈룹. 주인공 화령 역할을 맡은 김혜수 배우께서 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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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진단 복용량 복용횟수와 더불어 많이 받는 질문, "공진단 왜 이렇게 종류가 많나요?"에 대해 설명드릴까 합니다. 원방공진단, 사향공진단, 목향공진단, 침향공진단 등 홈쇼핑이나 인터넷으로 파는 한약이 아닌 각종 유사공진단(건강기능식품, 기타 가공품으로 신고하고 나오는)까지...

 

  제목에 대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선왕조 왕실의 중전이었던 화령은 정황상 사향이 들어간 오리지널 원방사향공진단을 복용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원방공진단 : 사향(麝香), 녹용(鹿茸), 산수유(山茱萸), 당귀(當歸) 4가지 약재로 구성된 말 그대로 원래 처방, 오리지널 공진단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또한 사향 녹용 산수유 당귀 4가지 약재 비율이 1:8:8:8로 비율이 준수되어야 원방공진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의보감에 사향은 5돈, 나머지 3개지 약재는 4냥으로 용량이 기재되어있는데 이 비율이 바로 1:8입니다. 이 비율이 왜 중요하냐면 사향이 조제원가에 있어 차지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편인데, 예를 들면 1:10 이라던지 1:12라던지 사향의 비중을 낮추게 되면 보다 낮은 비용으로 공진단 조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원방공진단이라고 하려면 단순히 사향만 들어갔다고 할 것이 아니라 4가지 약재의 비율을 정확히 지켜야 원방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사향공진단 : 침향 목향으로 대체한 활투에 따른 공진단. 변방과의 구분을 위해 관례적으로 쓰이는 이름으로, 목향이나 침향으로 대체하지 않는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을 뜻합니다. 하지만 사향공진단이라고 해서 모두 원방사향공진단이라고 볼 수 없으며, 사향의 비율을 반으로 낮춘 일명 '반진단'도 있으며, 사향이 들어갔지만 녹용, 산수유, 당귀 이외에 숙지황이나 인삼을 더하고 사향공진단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사향이 들어간 것을 표현했다고 보는 것이 맞으며, 결국 사향공진단은 원방공진단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목향공진단 : 일명 '목진단'이라고도 불리며 사향 대신 목향을 사용한 처방을 뜻 합니다. 사향공진단에서 알아본 것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약재(녹용, 당귀, 산수유)가 3가지만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인삼 숙지황 등 다른 약재들이 함유되기도 합니다. 사향 대체 목향을 논외로 했을 때 나머지 약재 중 가장 조제원가가 높은 약재는 바로 녹요입니다. 따라서 녹용, 당귀, 산수유 3가지 약재를 목향과 배합한 것이 인삼이나 숙지황을 더한 것보다 조제단가는 더 높습니다.

 

침향공진단 : 사향 대신 침향이 들어간 공진단으로 나머지 설명은 목향 공진단과 동일합니다.

 

 

 

 

  공진단이면 공진단 하나만 있어야 할 텐데 이렇듯 종류도 다양하다 보니 환자(소비자) 분들께서는 한의원 별로 가격도 천차만별이라 혼란스럽다고 하십니다. 더욱이 처방 구성이 동일해야 가격비교라도 해볼 텐데, 처방의 변방이 많다 보니 경우의 수도 많고 직접적인 가격비교조차 헷갈린다고 하시기도 합니다. 심지어 공진단이라는 한약에 익숙하지 않으시고 의약품이라는 것조차 모르시는 분들께서는 건강기능식품, 기타 가공품으로 나오는 저가의 유사 공진단들과 구분까지 안되고 뭐가 뭔지 도대체가 알 수 없다고 푸념하시기도 합니다. 

 

  건기식, 기타 가공품으로 나오는 유사 공진단은 공진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니 일단 의약품인 공진단 및 그 변방에 대해서만 알아보았고, 참고로 건기식과 기타 가공품에는 한약 처방과 유사한 명칭을 쓸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인 한약과 혼동할 수 있는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인데, 간혹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칭을 유사하게 하여 판매하는 제품들이 있는데, 수시로 모니터링하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럼 공진단의 처방은 왜 이렇게 변방이 많은지 살펴보겠습니다. 동의보감을 써머리 했다고 볼 수 있는 조선후기 의학서인 방약합편(方藥合編)에는 활투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방의 원방을 가감하여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는 부분인데요, 공진단 처방의 활투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活套(활투)]

 

麝香(사향)대신 沈香(침향)이나 혹은 木香(목향)을 넣는다.

人蔘(인삼)과 熟地黃(숙지황)을 넣으면 더욱 좋다.

냉에는 肉桂(육계)와 附子(부자)를 加(가)한다.

기침에는 橘皮(귤피)와 貝母(패모), 五味子(오지자)를 加(가)한다.

 

  먼저 조제비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가의 사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향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으로 인해 매년 수입량이 정해져 있으며,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수입품 외에는 밀수품이며 업자들의 품질을 보장하지 못하며 업자들의 농간이 심해 한의의료기관(한의원, 한방병원)에서는 일단 취급하면 안 됩니다. 과거에 간혹 러시아 사향보다 좋다는 네팔 사향을 정식으로 수입할 수 없으니 불가피하게 밀수로 가져왔다며 한의원에 정식수입품보다 고가에 팔고, 일부 한의원에서 네팔 사향으로 고품질의 사향으로 조제하였다고 하기도 하였으니 현재는 그런 행태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조선시대라고 해서 사향이 쉽게 구할 수 있는 넉넉한 약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향 대신 침향 혹은 목향으로 대체한다는 부분이 나와있습니다. 공진단에서 사향의 역할은 귀경약(歸經藥)입니다. 나머지 보약(녹용, 당귀, 산수유)를 온몸에 구석구석 전달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약 이라는 뜻인데요, 사향을 대신할 수 있는 방향성 약재인 목향이나 침향을 통해 그 귀경약의 역할을 수행토록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녹용, 산수유, 당귀 이외에 인삼과 숙지황을 넣어서 음양을 대표하는 보약 한가지씩을 추가하는 부분도 나와 있으며, 현대에서는 인삼 대신 홍삼을 넣어 공진단을 조제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냉증은 육계와 부자를 가한다는 부분은 냉증환자에게만 국한해서 처방해야 하므로 현대에서는 이렇게 활투를 활용하여 공진단을 조제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개인 맞춤 탕약과 달리 공진단은 예비조제라는 방식을 통하여 미리 준비하였다가 바로 처방해드리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남녀노소 체질구분 없이 두루두루 처방하는 약이기 때문입니다. 개인별 맞춤 약재를 더하거나 빼서 조제를 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사향을 아주 적게 넣어서 조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기본 조제단위가 최소 100환~200환은 되어야 가능한 편입니다. 환자의 비용부담 또한 같이 올라가므로 활성화되어있지 않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침에 귤피, 패모, 오미자를 더한다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방약합편 공진단 활투에 나와있는 사향 대체(목향, 침향)에 대한 내용과 인삼과 숙지황을 더하면 좋다라는 내용 때문에 여러 가지 조합에 따른 공진단의 종류가 다양하게 나온 것입니다

  

공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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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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